언론보도
2026-11-04

-윤소영 법무법인(유한) 대륜 변호사 법률칼럼
실손보험 사기 단속의 무게중심이 병원으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보험업계와 함께 실손보험 사기가 의심되는 병·의원과 의사, 브로커를 대상으로 특별 신고·포상 기간을 운영하면서 병·의원 관계자가 제보할 경우 최대 5천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금감원은 비급여인 비만치료제를 실손보험 보장 대상처럼 꾸며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발급하는 수법이 늘고 있고, 의료진이 허위 청구를 권유한 정황까지 있다고 밝혔다. 단속의 칼끝이 병원 내부를 향하고 있다는 뜻이다.
적발되는 유형은 대체로 비슷하다. 실손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미용·성형·비만 시술을 하고도 도수치료나 체외충격파 치료를 한 것처럼 기록하거나, 입원하지 않은 환자를 입원한 것처럼 서류를 꾸미는 방식이다. 2024년에는 서울에서 한 병원장이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해 보험금 7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환자 등 322명과 함께 검거됐다. 같은 해 전북에서는 의사와 보험설계사, 브로커가 공모해 허위진단서로 37억원가량을 받아낸 일당이 적발됐다. 병원은 매출을, 환자는 보험금을 얻는 구조여서 환자 편의 정도로 여기기 쉽지만 그 대가는 무겁다.
처벌 수위도 가볍지 않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은 보험사기를 10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고, 편취액이 5억원 이상이면 가중처벌한다. 법 개정으로 보험사기를 알선·유인·권유하거나 광고하는 행위까지 처벌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상담실장이 보장되지 않는 시술을 보험 처리가 되는 것처럼 안내했다면 알선·권유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의사에게는 허위진단서작성죄가 더해질 수 있고, 건강보험 요양급여까지 부당하게 청구했다면 환수와 행정처분도 뒤따른다. 무엇보다 개정 의료법에 따라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집행유예라도 면허가 취소된다. 보험사기 한 건이 의사로서의 경력 전체를 끝낼 수 있는 것이다.
예방의 출발점은 진료기록을 실제 진료 그대로 남기는 원칙을 병원 전체가 공유하는 데 있다. 환자가 보험 청구를 이유로 진단명이나 치료 항목 변경을 요청하면 거절하도록 내부 지침으로 명문화하고, 직원 교육으로 반복해 알려야 한다. 같은 날 미용·비만 시술과 실손 보장 대상 치료를 함께 시행했다면 진료기록과 영수증에 각각을 분명히 구분해 기재해야 한다. 상담실장이나 코디네이터의 상담 스크립트, 병원 홈페이지와 SNS 광고에 보험 처리를 암시하는 표현이 있다면 지금 바로 정리해야 한다. 외부 마케팅 업체나 환자 소개 업체에 소개 건수나 진료비에 비례해 수수료를 주는 구조라면 보험사기 브로커 연루 의심을 받는 데다 의료법상 환자 유인 금지에도 저촉될 수 있다. 직원이 문제를 발견했을 때 내부에서 먼저 보고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해 두는 것도 병원을 지키는 장치가 된다.
이미 보험사의 자료 요청이나 금감원·건강보험공단의 조사,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다면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한다. 보험사기 사건은 보험사 특별조사팀의 확인에서 시작해 금감원과 건보공단의 조사를 거쳐 경찰 수사로 이어지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확보된 진술과 자료가 그대로 증거가 된다. 실제로 시행한 치료라면 처방 내역과 영상 자료, 치료 장비 사용 기록 등 객관적 근거를 정리해 두어야 한다. 조사가 시작된 뒤 진료기록을 수정하는 일은 증거인멸 의심을 부르므로 피해야 한다. 일부 직원이나 환자의 단독 일탈인지 병원 차원의 문제인지에 따라 책임 범위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사실관계를 차분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형사 결과가 면허와 의료기관 개설 자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형사 절차와 행정처분을 함께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한다.
실손보험 사기는 병원과 환자 모두 이익을 보는 듯한 구조 때문에 죄의식 없이 퍼지기 쉽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은 내부 제보와 합동 대응으로 병원을 겨냥하고 있고, 그 끝에는 의료인 면허가 걸려 있다. 진료기록 한 줄을 사실대로 쓰는 원칙이 병원과 의료인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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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위한 편의였다?…진료기록이 보험사기가 되는 순간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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